2024.09.18 (수)

스타트업

브리즘, 인종별 얼굴 데이터 분석으로 맞춤형 선글라스 시대 열어



브리즘이 자사 고객 중 한국인, 백인, 흑인의 얼굴 지표 데이터를 분석, 인종별로 유의미한 얼굴 형태 차이를 도출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 최초로 개인 맞춤 안경을 생산하는 브리즘은 고객의 얼굴을 3D 스캔해 스타일 추천과 제품 설계를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추출한 1,200여 개의 세부 데이터는 얼굴 너비, 미간 너비, 코 각도 등 안경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18개의 핵심 지표로 분류된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과 백인, 흑인 고객의 얼굴에서 수치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최근 2년간 국내외 브리즘 매장을 방문한 한국인 고객 2만 3천여 명과 백인 및 흑인 고객 410여 명의 얼굴 형태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얼굴은 다른 인종과 비교했을 때 광대와  하악, 얼굴 너비가 가장 넓었지만 코 각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관이 넓으며 콧대가 낮고, 미간이 다소 넓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인과 백인의 평균 데이터로 비교하면, 한국인의 얼굴과 광대 너비는 백인보다 각각 6mm, 7mm 넓었으나 코끝 높이는 4mm 낮았다. 코 각도 역시 6도가량 낮았다.


해당 결과는 한국인이 면세점 등에서 구매한 해외 브랜드 아이웨어를 착용했을 때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뒷받침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통상적으로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통되는 아이웨어가 백인의 얼굴에 적합하게 제작되어 우리 얼굴형과 맞지 않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으나, 이 사실이 구체적인 수치로 입증된 적은 없었다. 개별 고객의 얼굴 형태를 분석, 종합해 인종별 차이를 도출한 것은 브리즘이 처음이다.


안경 착용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서 한국인과 백인의 얼굴 형태 차이는 두드러진다. 콧등 높이 중값은 한국인이 13.00mm, 백인이 22.5mm로 9mm 넘게 차이가 났으며, 얼굴 너비도 각각 158mm와 152mm로 차이가 있었다. 이는 한국인이 백인에 맞게 제작된 아이웨어를 착용했을 때, 코가 뜨고 얼굴 양쪽이 꽉 끼는 등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인과 흑인의 얼굴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미간 너비, 코 기둥 너비에서 1~2mm 내외 차이로 높은 일치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국인에 맞춰 제작된 안경을 썼을 때 백인들은 코 높이와 얼굴 좌우 폭의 차이로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지만, 흑인들은 큰 교정 없이도 편안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브리즘 박형진 대표는 “가장 예민한 얼굴에 직접 닿는 안경의 특성상, 개인별 얼굴 형태의 차이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3D 스캐닝이 일반적이지 않던 과거에는 정확한 얼굴 측정 자체가 불가능해 안경 생산자들도 데이터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설계를 할 수밖에 없었고, 고객도 안경 선택과 착용에 있어 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브리즘은 첨단 기술로 개개인의 얼굴 특성을 모두 반영해, 누구나 편안하게 쓸 수 있고, 잘 볼 수 있는 안경을 만드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리즘은 지난 5년간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11개 매장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뉴욕에 정식 매장을 열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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