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불편을 창업 아이디어로 꽃피우다. 지능형 헤드레스트를 개발한 택시기사
운전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자동차 내부에 장착되어있는 여러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때론 불편함을 동반하기도 합니다.자동차 시트 상단에 장착된 머리 받침대가 대표적인 사례죠.특히 조수석 머리 받침대는 뒷좌석 탑승객의 시야를 가리거나 운전자의 측면 시야를 가려 사고의 위험성까지 안고 있습니다.
지능형 헤드레스트를 개발한 허남수 씨 ⓒ 강원도민일보
특히, 택시처럼 탑승하는 사람이 다양할 경우에는 머리 받침대의 높이가 체형에 맞지 않아서 사고 시 더 위험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그래서 사람이 타지 않았을 때는 아예 보이지 않게 빼놓았다가 사람이 타면 체형에 맞게 높이와 간격을 조절하는 것이 최상일 겁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운전자라면 공감하실 거예요.
요즘은 뭐든지 전자동, 인공지능이 유행인데요. 이 머리 받침대도 평소에는 눈에 거슬리지 않게 접혀 있다가 사람이 타면 체형에 맞게 높이가 자동으로 조절된다면 어떨까요?
대박 냄새가 나지 않나요?
손님의 말 한마디로 탄생한 지능형 헤드레스트
허남수 씨는 춘천에서 ‘발명왕 택시기사’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대기업 기술 분야 출신으로 특허권을 7개나 보유하고 계시죠. 그 중 ‘지능형 헤드레스트’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제품이 탄생의 배경에는 IMF와 택시가 있었어요.
“IMF 사태를 맞아 다니던 대기업을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워낙 어려울 때라 오래가지 못해 원청 기업이 부도로 맞아 덩달아 제 회사도 문을 닫게 됐죠.
결국, 고향으로 내려와 택시 운전을 시작한 것이 2000년입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계를 위해 시작한 택시 운전이었지만,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개발력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뒷좌석에 탄 손님 중 한 명이 조수석 머리 받침대에 시야가 가려 불편해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곧바로 수동으로 머리 받침대를 앞으로 숙일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것이 지능형 헤드레스트의 시작이었습니다.
다른 차에 없는 기발한 장치를 달고 다니면서 손님들의 칭찬을 받고 있던 어느 날, 한 손님이 “이거 자동으로 높이, 간격이 조절되면 대박이겠는 걸?”이라고 말합니다. 허남수 씨는 이 말을 그냥 흘려 듣지 않았습니다. 이어 이 손님은 “자기 택시에만 달지 말고, 회사를 차려 전 세계 자동차에 장착해 더 큰 의미의 서비스를 해보라”라고까지 조언을 했습니다.
결국, 이 손님 덕에 자동시스템의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고 13년이란 세월을 거쳐 ‘지능형 헤드레스트’가 탄생했습니다.
오랜 개발 기간을 버티게 해준 자신감과 지인들
“저는 제가 개발하고 있는 아이템에 대해 세계 최고의 기술이라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내게 기회가 꼭 올 것이라 확신하고 꾸준히 준비해 왔죠. 그래서 저에겐 위기가 없었고, 오히려 제품 개발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었어요.”
허남수씨가 개발한 지능형 헤드레스트의 개요
그러나 자신감만으로 제품이 완성되지는 않았겠죠? 현재 허남수 씨는 과거 실패한 사업 때문에 자신의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도 할 수 없는 처지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회사는 아들 허지영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신뢰 덕이었을까요? 이러한 어려운 사정을 알면서도 주변에서 흔쾌히 필요한 돈을 보태주었다고 합니다.
허남수 씨는 “본인들도 생활이 어려우면서 특허 비용과 개발 비용을 아무 조건 없이 대줘 이 자리까지 오게 한 지인들이 제 인생의 멘토이자 은인”이라고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자신의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13년의 개발 기간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 된 거죠. 그 결과 이 제품으로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고, 당시 방송과 시제품 작동 동영상을 편집해 홍보영상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허남수 씨는 이 홍보영상으로 전 세계 완성 자동차 회사와 국내 시트 제조업체에 홍보할 계획입니다. 또한, 시제품을 좀 더 보완 수정해 2017년도 서울 국제 모터쇼에 출품한다고 하네요.
확신을 가지고 창업에 임하자
허남수씨는 춘천에서 유명인사 중 한 명입니다. 이번에는 지능형 헤드레스트로 전국에 이름을 알리기도 했지요.
SBS의 프로그램, <투자자들>에 소개되기도 했으니까요. ⓒ SBS
“제가 멘토라면 청년들에게 창업하기 전 아이템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선행기술 확인, 특허등록, 시제품 제작, 판로 개척까지 알아본 후 확신이 섰을 때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또한, 정부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잘 마련되어 있으니 최대한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합니다. 뭐니 뭐니해도 창업 아이템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그리고 고객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킬 자신이 있고 누구도 모방을 못 할 원천 기술이라 확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자본력과 모방제품으로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Copyright @2016-2024 www.ksvalley.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