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불편, 아이디어로 변신하다
흡착식 샤워 용품 리필 용기 ‘샤플(SHAPL)’
우리는 창업을 한다고 하면 뭔가 거창한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합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정말 필요한 제품을 편리한 방법으로 개선한 것이야말로 소비자들을 위한 진정한 아이디어 상품이 아닐까요? 스타트업인 샤플(SHAPL)은 남녀노소는 물론 한국을 넘어 세계의 어느 누구나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개발했습니다. 샴푸, 바디로션, 스크럽 등 샤워 용품을 담을 수 있는 흡착식 용기인데요. 작은 생필품을 시작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는 진창수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샤플(SHAPL) 진창수 대표
디자인 전공, 이라크 파병, 창업가로 발돋움
진 대표는 대학교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꿈꾸던 전문 경영인이 되기 위해 선택한 과였죠. 흔히 생각하는 경영학과가 아닌 디자인을 전공한 것은 시각적 표현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디자인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렇듯 학창 시절에 품었던 경영인의 꿈은 군대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병영 생활 중 겪은 불편함을 계기로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하는데요.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서 복무한 진 대표는 작전 수행 및 훈련을 마친 뒤 샤워를 할 때마다 샴푸나 바디워시 같은 용품을 어디 둬야 할지 몰라 무척 불편했습니다. 마땅한 선반이 없어 바닥에 내려놓아야 했는데, 사용할 때마다 허리를 구부려야 했습니다. 샤워 중에 용품들이 발에 차이기도 했고요. 자신뿐 아니라 미군들 역시 똑같은 애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무릎을 쳤습니다.
“샤워는 국적과 연령, 성별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외부에서 샤워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편리한 휴대 용기를 개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기존 제품과 비교해 기능을 강화하고, 디자인 수준을 향상시킨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기존 휴대용 리필 용기 제품의 완성도가 높지 않을뿐더러 디자인 요소가 배제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자신의 전공을 살려 다양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제품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샤플의 흡착식 샤워 용품 리필 용기
작은 생활용품,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다
현재 시중에 많은 휴대용 리필 용기들이 저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큰 용기의 내용물을 작은 용기에 옮겨 담는 휴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샤플의 스마트 샤워 리필 용기는 휴대성에 더해, 준비(내용물 담기)와 사용 측면을 좀 더 간편하게 보강한 제품입니다.
우선, 제품 간 결합과 분리가 가능합니다. 여러 용기를 한 손에 휴대할 수 있죠. 흡착판 덕분에 유리나 타일 등에 부착할 수도 있습니다. 용기들을 한꺼번에 들지 못해 가방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이고, 샤워 도중 용기들이 흩어지는 일도 방지할 수 있겠죠? 제품 패키지 안에는 라벨 스티커가 동봉되어 있는데, 용기별 내용물을 표기하는 용도입니다. 또 하나 세심한 배려는, 출구(Lid)를 아래쪽에 두어 소량의 내용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제품 구성
“기능의 다양화를 비롯하여 완성도를 높이고자 많이 연구했습니다. 환경 호르몬에서 자유로운 ‘BPA free’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고, 몸체를 쥘 때 손 안의 느낌이 좋도록 신경 썼으며, 일반적인 용기에서 발생하는 백화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특화 원료를 사용했습니다. 외부 충격으로 뚜껑이 열려 내용물이 새는 현상을 막으려고 캡의 구조 설계에 특히 신경을 썼고, 흡착판의 장시간 부착을 가능하도록 하는 특수 코팅 기술과 자체 개발한 구조를 실리콘에 적용했습니다.”
초기 비용 지원과 인프라 구축 도움 준 창조경제타운
진 대표가 창업을 하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디어를 생각한 후 시장조사를 해보니, 국내외 오프라인 마켓 대다수는 휴대용 샤워 리필 용기 부스를 따로 마련해놓고 있더군요. 그만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뜻이겠죠. 여행이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니까요. 군대, 기숙사 등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도 높아 온라인에서도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결과를 통해 아이디어의 시장성은 확인했지만 시제품 제작까지는 쉽지 않았다고 해요. 제조업은 초기 비용이 적잖게 들고, 위험부담이 큰 편이라 투자 지원을 받는 것이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래서 진 대표는 국가 차원의 이런저런 R&D 사업에 도전했습니다. 그중 하나인 창조경제타운 창조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기술 보증기금을 통해 8,000만 원 보증을 받았았고, 서울시 우수 창업 아이템 경진대회를 통해 3,500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덕분에 기술력과 대량생산 설비를 갖춘 규모 있는 공장과의 계약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을 발판 삼아, 샤플은 2013년 43,000달러 매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외 약 30만 개 판매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제품 사용 예
글로벌 기업을 꿈꾸며
스마트 샤워 리필 용기 출시 전, 진창수 대표는 미국의 소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아이디어를 제안했었습니다. 자본금을 조달받기 위함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 결과, 44개국 1,063명의 고객들로부터 선 구매가 성사되어 약 55,000달러를 후원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판매를 위한 협의를 진행시킬 수 있었죠.
앞으로 샤플은 스마트 샤워 리필 용기 같은 일상 용품들을 면밀히 연구하고, 편의성 및 디자인을 개선한 신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제품군 확장을 통해 판로를 개척한다는 것이죠.
샤플 스마트 샤워 리필 용기가 획득한 해외 수상
“스마트 샤워 리필 용기는 샤플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씨드(seed)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용기를 완성하기 위해 제 전공인 디자인뿐 아니라 제조, 유통, 판매까지 모두 직접 관여하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어요. 이런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합리적인 판매 플랫폼을 구상 중입니다. 디자인 역량은 갖추었지만, 생산력이나 마케팅이 부족한 실력파 디자이너들과의 클라우드 소싱을 통해 샤플이라는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생산·판매가 동시 가능한 글로벌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에요.”
쉬운 길, 남이 갔던 길을 택하기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더 좋다는 진창수 대표의 ‘글로벌 드림’이 꼭 이루어지기를 창조경제타운이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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