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컴퓨팅 환경의 대세는 ‘클라우드’다. 발전된 네트워크 환경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기기의 저장장치가 아닌, 온라인상의 가상공간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구글 드라이브’나 ‘아이클라우드’, ‘다음 클라우드’, ‘네이버 엔드라이브’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들이다. 요즘은 아예 집이나 사무실의 데스크탑 컴퓨터를 개인용 클라우드 저장장치로 이용하는 서비스도 등장했고 외장하드디스크에는 클라우드 기능이 결합되어 나오곤 한다.
최근 국내 기업이 내놓은 제품이 업계에서 화제다. 기존의 클라우드를 뛰어넘는 기능과 편의성으로 무장한 ‘모바일 서버’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메모리큐브’의 ‘포켓쉐어5’. 메모리큐브의 조진영 대표를 통해 제품의 탄생 과정을 들어보았다.
포켓쉐어5는 PC와 저장기능을 합쳤다고 하는데, 어떤 제품인가요?
모바일 기기가 IT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저장용량의 한계가 있었죠. 멀티미디어 파일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요즘은 32gb 정도는 금방 저장공간이 부족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대체 저장장치’였죠. 스마트기기 자체의 용량을 늘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가 않은데,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용량은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포켓쉐어5입니다.
개념상으로는 SD카드를 활용해서 만든 저장장치지만, 큰 저장용량과 발전된 반도체 기술 덕에 소형 PC로 기능할 수도 있어요. 이에 대비해서 OS를 탑재시켰죠. 물론 디스플레이 장치에 연결할 수 있는 포트도 있습니다. 이동형 PC인 셈입니다.
저장장치에 OS가 필요한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자체 OS를 설치한 것은 어떤 목적인가요?
사실 저장장치는 완벽하지 않아요. 언제든 데이터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자료는 이중, 삼중으로 백업본을 만들어 보관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백업본을 수동으로 일일이 만들려면 번거롭기 짝이 없고 자동으로 하려 해도 레이드를 구성하거나 웹 스토리지에 동기화하는 등 복잡한 설정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클라우드 서비스는 심심치 않게 데이터 유출사고가 나서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주는 저장장치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별도의 설정 없이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자동으로 이중, 삼중 저장해주는 장비를 계획했지요. 이 과정을 처리할 소프트웨어를 넣고, 넉넉해진 연산능력을 이용하려다보니 자체 운영체제를 설치한 것입니다. 덕분에 기능 확장도 편하고 발전된 무선통신 기능을 이용해서 여러 대 동시 스트리밍도 가능해졌지요.
아무래도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습니다.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그리고 직장에서의 경험에 창업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창업 전에는 외국계 회사에서 IT 관련 일을 했어요. 당연히 데이터를 저장할 때 안정성을 중시했지요. IT 업무에서는 데이터가 손상되면 몇 달을 고생한 결과물이 오류투성이가 되거나 사라져버리거든요. 그래서 기업에서는 데이터를 저장할 때 이중, 삼중으로 사본을 만들어서 안전성을 높입니다. 그런데 개인용 저장장치에는 이런 기능이 거의 없어요. 개인의 데이터도 중요할텐데 말입니다. 그래서 개인도 안전하게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면서도 사용도 간편한 장치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2006년 SD 메모리를 병렬로 연결하여 이용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직장 생활 도중이었는데 이 특허 아이디어를 하루빨리 적용해보고 싶었죠. 문제는 창업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창조경제타운을 알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창조경제타운이 창업 과정에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이 사업의 시작 자체가 창조경제타운과 함께 했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었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창업에 필요한 투자를 끌어내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창조경제타운에 아이디어를 올렸는데 다행히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됐지요. 덕분에 SK텔레콤의 ‘브라보 리스타터’ 사업에 연결해서 무사히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 브라보 리스타터 사업은 30개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마지막에는 13개 기업만 살아남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메모리큐브는 그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편에 들어갔어요.
창업과 기업 운영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어느 소기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자금과 인력 문제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국내에 벤처시장이 여러 개 있는데도 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간단하게라도 시제품을 만들어야 지원을 기대할 수 있고, 제품을 만들면 일정한 수준의 매출이 보장되어야 투자받을 수 있지요. 소기업들이 더 쉽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창업도 활발해지고 그 중에서 크게 성장하는 중견기업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조경제타운과 같은 서비스는 창업하려는 사람들과 소기업 대표들에게 요긴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