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2 (일)

창조경제타운

기술과 도전으로 세계시장에 낸 출사표 ㈜파이브지티 정규택 대표

기술과 도전으로 세계시장에 낸 출사표
㈜파이브지티 정규택 대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의 현관의 작은 카메라 앞에 서자 익숙한 목소리가 반겨준다. “아빠 고생하셨어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인사와 함께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학원에서 늦는지, 아니면 친구들과 놀러갔는지 집에는 아무도 없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로 인사를 듣고 나니 빈 집이 쓸쓸하지는 않다. 잠시 후 귀가할 엄마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 장면은 지금도 가정에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바로 얼굴인식 보안장치 때문이다. 소형 카메라로 문 앞의 사람이 누구인지 인식해서 그에 맞는 음성을 출력하고 잠긴 문을 열어주는 장치다. 그간 얼굴인식 보안장치는 미국과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했지만 기존 장치에 필적하는 기술력으로 출사표를 낸 회사가 있다. 바로 정규택 대표의 ㈜파이브지티다. 파이브지티는 ‘유페이스키’라는 제품을 출시하여 ADT캡스를 통해 올해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생체인식 보안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다른 방식의 생체인식에 비해 얼굴인식이 우수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생체인식 보안에서는 지문이나 홍채, 얼굴형과 같은 생체 정보를 이용합니다. 이 중 가장 유망한 분야가 얼굴인식입니다. 얼굴인식은 다양한 특징을 조합할 수 있고 비접촉식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다른 방식에 비해 편리합니다. 확장성이 큰 것도 장점인데, 사용자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사진을 찍어 누구인지 판단하는 장치인만큼 경보장치에도 접목할 수가 있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수상한 인물이 카메라에 인식될 경우 보안센터에 정보를 보내고 사이렌을 울리는 기능을 부여하거나, 보안이 중요한 시설에서는 인식된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른 보안등급을 부여하는 식으로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별로 별도의 음성을 출력할 수도 있어 문 앞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거나 그에 맞는 인사말을 들려줄 수도 있습니다. 별도의 장치에 손가락이나 눈을 댈 필요 없이 그저 문 앞에 서는 것만으로도 가족의 인사를 들을 수 있는, 감성적인 피드백도 가능하지요. 이 때문에 중국과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얼굴인식단말기는 세계적으로 여러 솔루션들이 개발중입니다. ‘유페이스키’만의 강점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유페이스키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바로 ‘토종’이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얼굴인식 보안시스템은 대부분 미국이나 중국에서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했지만 파이브지티는 알고리즘을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여 적용했지요. 표정이 변하거나 주변이 어두워도 타 제품보다 빠른 단 1초면 인식할 수 있고 인식률도 높아 큰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적외선을 이용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기존에는 가시광선에서 얻은 정보를 활용했는데, 어두운 곳에서는 인식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적외선을 이용하면 어두운 곳에서도 정확하게 얼굴 모양을 촬영할 수 있어 인식률을 높일 수 있지요. 매번 출입할 때마다 인식한 영상을 이용하여 시스템에 저장된 기존 영상을 업데이트하므로 살이 찌거나 빠져서 인상이 변해도 재등록절차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검색엔진의 이미지검색과 같은 기능을 생각해볼 때 얼굴을 인식해서 누구인지 판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방법을 이용하는지요?

얼굴인식 보안장치는 카메라로 문 앞에 사람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촬영합니다. 이 영상으로부터 얼굴 부분만 인식하는데, 이는 카메라에 탑재된 얼굴인식기능과 유사하지요. 얼굴을 인식하면 이로부터 4만 개에 달하는 특징점들을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합니다. 데이터베이스와 부합하면 문을 여는 것과 같은, 그에 맞는 동작을 합니다.
 

보안기술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하신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소방설비 제조업체인 동방전자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혼자 살았는데, 이 집에 도둑이 들어서 카메라를 훔쳐간 일이 있었어요. 엄청나게 상심하고 당황했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카메라는 엄청난 고가라서 저의 두 달치 월급을 투자한 재산 1호였거든요. 더 기막힌 일은 범인이 문을 따고 침입하는 데 사용한 물건이라고는 고작 쇠꼬챙이 하나였다는 것입니다. 그 때부터 아무나 열 수 없는 튼튼하고 정교한 보안장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어요.
마침 미흡하나마 프로그래밍을 배워 두었던 터라 비밀번호를 정확히 눌러야 문이 열리고 잘못 입력하면 사이렌이 울리는 장치를 자작했습니다. 당시가 1980년대 말이었으니 지금처럼 디지털도어락이 보편화된 시대도 아니었는데 도어락을 자작한 셈이지요. 한번은 강남에 살던 직장 선배와 술자리에서 이 보안장치 이야기를 했더니 선배가 엄청난 관심을 보여서 당시로서는 거금인 50만원을 받고 선배의 집에 설치해 주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가정용 보안장치가 제법 시장성이 좋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지요.
 

사업을 지금과 같은 궤도로 올리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셨을 텐데요,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제가 많이 공부하지 못한 편입니다. 지방 공고 졸업장이 학력의 전부에요. 당연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에는 전문지식이 너무나도 부족했지요. 그래서 사업화 결심을 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바로 고생스럽더라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것이었어요. 방송통신대 전산학과에 입학해서 기초를 쌓은 다음에는 서울시립대에서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프로그래밍 실력도 꾸준히 쌓은 덕분에 많은 제품을 직접 개발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특허도 많이 내서 현재 20개가 넘는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얼굴인식 장치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이용한 ‘열화재 감지기’나 화재나 정전이 나도 계속 일정한 밝기를 유지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유도등이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발명품들입니다.



오랜 시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업 후 자리를 잡기까지 여러가지 고생을 많이 하셨을 것 같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생체인식 보안 기술이 많이 발전했어요. 저 역시도 여러 기술 중에서도 얼굴인식 방식이 사용도 간편하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 유망하다고 판단했고요. 결국 2012년에 이전 직장인 R&D 센터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과 함께 파이브지티를 창업했습니다. 어느 창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처음에는 여러모로 힘들었어요. 휴일도 없이 1주일에 3~4일씩 밤을 새가면서 회사를 키워나갔지요. 다행히 지금은 자리를 잡아 연 매출 50억원 규모의 중견벤처로 발돋움했습니다. 대표적인 실적으로는 안전행정부 스마트워크센터에 제품을 납품한 것과 주요 투자은행과 상장사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이 있지요.
 
 
얼굴인식 보안장치가 이번에 큰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자를 유치하는 데 창조경제타운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창조경제타운이 연계지원하는 SKT 창업보육 프로그램이 있어요. 여기에 선정되어 당초 구상을 사업화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의 여러 단계에서 SKT의 전문가들에게 얻은 조언이 큰 힘이 되었지요.
사실 SKT의 지원을 받게 된 데는 창조경제타운의 도움도 있었습니다. 정부가 저희 회사를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투자적합기업으로 선정한 덕분에 수월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창업보육 프로그램 자체가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창업지원을 하고 정부가 밀어주는 방식이거든요. 창조경제타운이 SK텔레콤과 파이브지티를 연결해준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지요. 대기업과 협력한 덕분에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하고 사업화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분이라면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잘 아실텐데, 그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이지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창업에 뛰어드셨습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께 선배로서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누구나 창업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버티려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창업은 완전히 새로운 땅에 발을 내딛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나를 지켜줄 울타리도, 지원해 줄 동료도 없이 혼자 헤쳐나가야 하니까요.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창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템을 잘 잡고 초반의 어려운 과정을 극복할 수 있다면 창업이야말로 자유롭게 정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 이만한 노후대비가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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